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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작품리뷰

[명작애니]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2023)' 리뷰. 예상치 못했던 큰 재미였다.

아스라이39 2023. 7. 27.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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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첫 장면부터 합격.

주인공 이치카와가 읽는 책의 이름은 '살인대백과'.

자기는 지금 여주 '야마다'를 살해할 계획을 짜고 있댄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야마다를 살해할 계획은 보류된다.

"나는 피에 굶주린 짐승. 언젠가 오기는 할까. 이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날이."

그래그래 다 좋아....근데 방금 억제 했잖어. 안죽였잖아.

 

내가 찐따라서 그런가 이런거 너무 좋아.

 

-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 -

 

 

오늘 포스팅 할 2023년 2분기 애니,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은 주인공 이치카와야마다의 연애이야기를 담은 러브코미디 물이다.

스틸컷 몇장만 봐도 알 듯이, 찐따같은 남주여왕같은 여주가 서로 알아가며 연애하는 내용인데,

이게 2023년 2분기 애니 중 인기가 상당히 높아서 정주행하게 되었다.

 

자칫 진부할 수도 있을 흔하디 흔한 소재지만, 엄청 재밌게 봤다.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은 만화책으로 원작이 있는 작품이고,

그에 따라 스토리가 탄탄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 비대칭적인 전개방식 -

 

 

전개 방식에서 참으로 흥미로웠던게,

여주는 말과 행동 위주로 극이 전개되는 반면, 남주의 대사 대부분은 적나라한 속마음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극은, 종잡을 수 없는 여주의 마음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남주의 마음.

비대칭적인 모양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게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이 흔해 빠진 학원로맨스물임에도 차별성이 있는 이유였던 것 같다.

여주의 마음을 아예 오픈하지 않는다는 것.

 

자기가 말할땐 시끄럽게 굴다가 뒤에서 이야기하니까 갑자기 조용해짐

 

대놓고 묘사하지 않는 쫄깃함에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대되서 너무 재밌음.

 

 

원작에 비해 애니에서 잘 못살린 부분도 있다.

육성이 아니라 문자로 표현하는게 더 효과적이었을텐데.

원작을 모두 읽진 않았지만,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 1기에서 야마다가 가장 적나라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장면이 아쉽게 연출되었더라.

 

 

- 군데군데 들어가있는 숨은 요소와 디테일 -

 

 

이거 진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던게, 디테일이 어마무지하게 많다는 것이다.

과장하자면 그냥 한장면 한장면 얘네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생각지도 못했던 의미가 부여됐다고 봐도 된다.

 

고요함과 편안함 그 자체였던 데이트 중에 손이 젖어있던 긴장감이라던가,

일행을 놓치고 야마다가 울었던 이유 등등.

 

남주만 멍텅구리에 시청자들이 아쉬워하는 전개가 아닌,

남주와 함께 시청자들도 멍텅구리로 만들어 이후에 깨닫게 만드는 전개방식도 좋았다.

 

작가가 매우 섬세한 사람인 듯.

 

 

"일반적인 커피맛이랑 화이트 사워맛. 어느쪽이 좋아?"

"커.. 커피맛."

"호~ 변화를 두려워하는 타입이구나."

 

 

 

"뭐 빌었어?"

"변함없는 일상을.."

"흐음.. 변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러므로 작품에서는 디테일을 하나하나 세세히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설명했으면 몰입을 흐트러트려놓았을 것이다.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에서의 디테일은 굳이 설명이 없어도 시청자 대부분이 공감할만한 것들로 충만하고,

그러한 씬들에서 불거지는 공감적인 측면을 알아가며, 깨달아가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에서 깨알같던 점 -

 

 

지속적으로 일본 과자가 나옴. 마치 일본 과자를 소개하는 것처럼.

뭔 다가시카시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과자들도 나오는데, 이름이 달라서 낯선 것들이 많았다.

 

 

마지막 작가 코멘트? 같은 것도 특이했다.

자리바꾸기를 한 회에서는 제작진들이 고생했다고 감사하다고 써놨더라.

 

 

 

하도 평이 좋아서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이 얼마나 재밌을지 궁금했었다.

과연.

보길 잘 했더라.

 

2024년 1월에 2기가 방영된다는데 너무나도 기대된다.

확정된 즐거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너무나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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