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중부 여행 5일차는 온전히 산미겔에서 푸에블라로 이동하는데 소진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합리적이진 않은 루트였지만 어쩌하겠는가. 푸에블라에 대한 정보를 너무 나중에 알게 되어 동선이 그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걸.
자정가까이에 늦게 도착한 호텔에서의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아침.
멕시코 중부 여행 6일차.
푸에블라 여행은 일단 일보 하고, 푸에블라 근교 도시인 '촐룰라'로 향했다.
https://maps.app.goo.gl/Y9i96hb6DiZ9AgU79
Base Camiones Cholula - Directo e Intermedio · Av 6 Pte 1108, San Miguelito, 72090 Heroica Puebla de Zaragoza, Pue., 멕시코
★★★★☆ · 트럭 정류장
www.google.com
촐룰라로 가는 버스는 여기에서 탑승한다.
여기 아니다.
여기는 '푸에블라 시에서 운영하는 버스'를 타는 곳인데, 우리가 타려고 하는 '개인 사업자 버스'와 다른 개념이다.
이것에 대한 설명은 다음 포스팅에서 하기로 하고 조금만 더 가보자.
위의 구글맵 링크쪽에 다다르면 저기 E로 도배된 장소에 다다르는데....
참고로 저 E는 주차장을 뜻한다.
그리고 여기서!!! 주의점 하나!!!!
위의 사진은 구글맵에서 캡쳐한 스트릿뷰다.
여기 저 터미널같은 곳에서 큰 버스들이 촐룰라로 10페소에 이동한다.
하지만 난 이 버스가 출발하는 공간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리하여 난 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된다.
저기 터미널 같은 곳에 다다르기 전에도 버스정류장이 있고, 버스는 이 정류장에서 정차한다.
참고로 버스정류장 사인따윈 없다. 그냥 로컬들이 기다리고 있길래 나도 기다렸더니 버스를 타게 되었다.
큰 버스가 아니라 위의 사진같은 봉고차 버스가 정차하는데, 앞유리에 보면 Cholula라고 쓰여있는게 보인다.
난 이걸 이용했다.
그럼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큰 버스는 10페소. 이 봉고차 버스는 8페소.
어찌되었든 기다리자마자 버스가 바로 오던데 운이 좋아서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다.
여기 정류장은 진짜 그냥 길가에 있는 버스 정류장이다.
위 터미널같은 공간처럼 종착지같은게 아니니까 버스를 잘 보고 잡아타야 한다.
그러니까 버스가 정차하는 그 짧은 순간에 유리에 쓰인 Cholula 표시를 자알 봐야 한다!!
문은 자동으로 열린다.
봉고차라고 승객이 열고 닫는게 아니다.
참고로 나는 몰도바 여행했을 때 딱 이런 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데, 뒷문을 박살냈던 적이 있다.
거기서는 출입구가 앞문이었거덩....
여튼! 요금은 기사님께 다이렉트로 주면 된다.
내가 어떻게 요금을 내는지 몰라서 어정쩡하게 있으니까, 위 사진의 왼쪽에 앉은 아저씨가 돈을 받아서 기사님께 준다.
난 저 아저씨가 돈받는 직원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냥 승객이 돈을 받아다가 기사에게 전달하는 신뢰의 문화였던 것이다!
진짜 ㅋㅋㅋㅋㅋㅋ 재밌었어.
구글맵으로 내가 어딜 이동하나 보면서 촐룰라 센트로 근처에서 기사님께 내려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기사님은 스페인어로 분명히 '센트로에서 내려줄게'라고 친절을 베풀었었다.
내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게 아니라, 진짜 정신 교감이 되었다.
하지만 난 그 때는 기사님의 마음을 몰라주고 좀 일찍 하차했다.
산 페드로 성당
Parish of San Pedro Cholula
촐룰라에서의 가장 큰 목적은 피라미드 성당인 '치유의 성모 성당'이기에 그쪽 방향으로 걸어갔다.
건물들의 노랑색 주황색 벽에 햇빛이 반사되어 그 색감이 밝게 느껴지는게 좋았다.
여기 역시 마을 곳곳이 성당 천지였고,
가는 길에 가장 가까운 교회에 들어가본다.
그곳의 이름은 '산 페드로 성당'.
역시나 여느 멕시코의 성당들처럼 밝은 외관과 화려한 내부 장식을 뽑내는 아름다운 건물이었다.
촐룰라 중앙의 소칼로를 지나 묵묵히 걸어간다.
그래봤자 촐룰라는 작은 동네라 10분~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촐룰라 역시 소칼로에 정원이 꾸며져있어 햇빛을 피할 그늘이 있어 좋았다.
하지만 음... 촐룰라는 다른 어느 멕시코의 도시보다 햇빛을 피할 그늘이 적은 곳이기도 했다.
치유의 성모 성당+촐룰라 고고학지대(피라미드)
Santuario de la Virgen de los Remedios
Zona Arqueologica de Cholula
https://qkr33939.tistory.com/714
멕시코 여행. 촐룰라Cholula 피라미드와 그 위에 지어진 치유의 성모 성당.
멕시코에도 피라미드가 있다.멕시코시티 근처의 '테오티우아칸'에 있는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는 이미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세계문화유산이다. 하지만 멕시코시티에서 살짝 떨어진
qkr33939.tistory.com
치유의 성모 성당 및 피라미드 유적지 탐방은 이전 포스팅 링크로 대신한다.
다만.
선크림, 선글라스, 모자 꼭 챙겨오고, 웬만하면 쿨토시도 가져오자.
촐룰라의 태양은 다른 멕시코의 도시들보다도 조심해야한다.
그늘이 적다.
산 페드로 시립시장
Mercado Municipal San Pedro Cholula
낮은 건물과 강렬한 햇빛을 지나 촐룰라의 시장인 '산 페드로 시립시장'으로 향했다.
멕시코 소도시의 소칼로 주변에서 잘 보이는 저 복도형 길거리.
아치형으로 세워진 기둥이 줄지어 있는 저 거리가 너무나도 보기 좋았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 아저씨가 호객행위를 한다.
이 음식은 푸에블라 지방의 음식인 '세미타Cemitas'.
부실해보이지만, 개당 25페소(약 1800원)로 저렴해서 좋았다.
저 머릿고기 보소.
아 국밥먹고 싶다.
단촐한 햄버거같이 생긴 이 음식은, 나중에 푸에블라에서 업그레이드에 업그레이드된 최종형태로 한번 더 맛보게 된다.
해프닝
조촐하게 요기를 하고 시장 안으로 들어서던 찰나.
갑자기 주위가 웅성웅성해진다.
그리고 사람들이 갑자기 뭐라뭐라 소리를 내는데, 내가 뭐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그 때, 뒤에서 걷던 할머니께서 나에게 돈을 주워다줬다.
그리고 그 할머니는 시크하게 돌아서서 갈 길을 가신다.
그렇다.
난 돈을 흘렸던 것이다.
내가 돈을 흘리던 그 순간 사람들이 웅성웅성했던걸로 보아서 모두가 이 낯선 동양인에게 집중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대체 누가 멕시코 위험하다고 했어.
문득 내가 호주에서 똑같이 누가 흘린 돈을 가져다 준 적이 있는데,
역시 세상은 돌고 도는게 아닌가 싶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
산 페드로 시장은 그냥 진짜 현지 로컬 시장이다.
입구에서 호객행위를 당하긴 했다만, 글쎄?
모순적이긴 하다만, 호객같은 행위는 생각할 수 없는 찐 현지 로컬 그 자체였다.
그리고 난 이 시장 안의 식당에서 음식을 먹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된다.
푸에블라 시장도 훌륭하고 멋진 식당도 많지만,
와... 여기서 푸에블라 지방의 음식으로 한끼를 먹지 않은게 그리 후회되더라.
그냥 근처 주스를 파는 집에 들어갔다.
Licuados가 뭘까?
Aguas는 물이고.
Esquimo? 그 에스키모?
메뉴판에서부터 언어의 장벽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산미겔에서 아무거나 주문했다가 자몽이 나오는 대참사를 겪은 나로서는 그냥 안전하게 메뉴따위 안보고,
망고/오렌지 후고스(주스) 그랑데 사이즈로 주문했다.
아니이이이이 ㅋㅋㅋㅋ 그랑데 주스 대빵 크네.
아니 아주머니. 아무리 그래도 주스 1리터라뇨 ㅋㅋㅋㅋㅋㅋ
아니 ㅠㅠㅠㅠㅠ 이 다음에 카페에 갈 예정인데 ㅠㅠㅠㅠ 물배로 다 채우겠네.
우리나라 카페에서도 그랑데 사이즈 있잖아? 근데 이거랑은 다르지?
그지.... 커피를 1리터를 마시기엔 좀 그러니까. 진짜 쩔었다.
맛은 말해 뭐하랴. 훌륭했다.
이 시장때문에라도 촐룰라에서 1~2박 하고 싶더라.
블렌즈 커피 촐룰라
Blends Coffee Café de especialidad en Cholula
https://qkr33939.tistory.com/716
[맛집][멕시코][촐룰라] 커피의 정점. 구글리뷰 별5개에 빛나는 'Blends Coffee Café de especialidad en Cholu
촐룰라 당일치기에서의 몇몇 목표 중 꼭 가보고 싶은 카페가 있었다.난 커피를 그다지 잘 마시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근데 만약 리뷰 100개에 별 5개짜리 카페를 갈 기회가 생긴다면?어찌
qkr33939.tistory.com
리뷰 100개에 별 5개로 빛나는 카페가 촐룰라에 있다.
여기는 꼭 들르도록 하자.
커피에 문외한인 나에게도 이건 작품이자 감동이었다.
산 가브리엘 수도원
Convento de San Gabriel Arcángel
촐룰라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산 가브리엘 수도원'이었다.
사실 여긴 피라미드에 가기 전, 중앙 공원을 지날 때도 보였던 건물이었다.
무척이나 낡아보였고, 마당이 대빵 넓더라.
검색해보니, 아메리카 최초의 수도원 중 하나라고 하고,
스페인 침략자들이 원주민의 신전을 허물고 지었다고 한다.
멕시코의 대부분의 성당이 그렇듯 내부는 화려하다!
독특하게도 옆문으로 나가면 관?같은게 두개 묻혀있던데 음..... 이쪽으로는 해박한 지식이 없어서 모르겄다.
자 돌아가는 길.
어짜피 아까 탔던 버스는 촐룰라를 한바퀴 돌아 푸에블라로 향한다.
즉, 푸에블라로 돌아가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내가 내렸던 곳에서 같은 노선의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탑승하는 것이다.
하지만 봉고차 버스는 촐룰라 내 이곳저곳에서 흔히 보인다.
자, 그럼 이를 바탕으로 푸에블라로 돌아갈 전략을 짜보자.
저가 1X1 빨간 사인 아래의 여자.
그리고 오른쪽 창문에서 나온 수풀 아래 그늘에서 서있는 남자.
그렇다.
대충 저렇게 생긴 곳은 버스정류장이다.
푸에블라로 돌아가긴 참 쉽다.
저런 곳에서 저런 사람들과 같이 기다리고 있다가 버스가 오면 8페소 내고 타고 오면 된다.
지나가는 버스를 세우면 앞유리에 'Puebla Centro'가 적혀있어. 그럼 ㅇㅋ! 하고 그걸 타고 오면 된다.
봉고차 버스 내부.
에어컨 따위 없다. 햇빛이 없는 쪽에 앉는게 중요하다!
돌아올 때도 역시 구글맵으로 내가 이동하는 경로를 쭉 보다가, 여기다 싶은 곳에서 내렸다.
촐룰라 반일치기. 어렵지 않다!
사람에 따라 촐룰라가 갈 가치가 없는 도시, 심심한 도시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난 다시 멕시코 여행을 한다면 푸에블라/촐룰라는 재방문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고,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촐룰라에서 1박이나 2박은 꼭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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