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이

뭐 어떻게든 삽니다.

In Canada.

35세까지의 인생정리

[인생정리2][유럽1차여행1] 성공적인 이베리아반도 여행. 첫 유럽여행의 시작은 좋았다!

아스라이39 2021. 3. 3. 02:40
반응형

리스본 - 마드리드 - 세고비아 - 세비야 - 타리파

 

유럽여행은 캐나다 워홀시절 알버타에 있었을 때부터 계획했었다.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적어도 여행계획을 짜고 있노라면 마음에 위안이 찾아오고 격려가 되었다.

계획을 짜는 것 하나만으로도 나에게는 생생한 기쁨이었고 희망이었다.

그리고 지구를 동쪽으로 한바퀴 돌 생각으로 유럽을 향해 나섰다.

 

다만, 그 때의 나는 혈기왕성하고 깡만 있던 생각이 어리고 어린 20대 중반의 청년이었다.

어떻게든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예산이 부족할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떠났다.

그리고 아끼고 아낄 수 밖에 없는 비루한 유럽여행이 시작되었다.

 

이 때 러시아 비자에 대한 걱정이 많았었다.

하지만, 러시아에 도달하기도 전에 계획에 차질이 생겨 집으로 후퇴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쓸데없이 앞서나간 걱정이었지 싶다. 러시아 비자라니 참나... 러시아에 도달하지도 못했는데 하하.

러시아에는 취업에 성공한 후 유럽여행을 하며 헬싱키-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의 무비자 서비스를 통햏 비자없이 처음으로 여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5~6년이 지난 후 아일랜드의 짧은 워홀을 마친 후 소치올림픽 이후 굳이 비자를 얻을 필요가 없어졌을 때 러시아를 횡단했다.

 

 

어쨌든. 다시 1차 유럽여행으로 돌아와서.

첫 기항지는 리스본이었다.

그리고 내가 도착하기 하루전, 내 고향친구가 한국에서 먼저 리스본에 도착하기로 되어있었다.

이역만리 타지에서 만나는 고향친구라니!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겠는가!

완전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였다.

 

친구와 성공적으로 합류하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유럽여행을 시작했다.

 

15년 남짓 함께 지낸 고향친구.

 


 

 

우리가 함께한 이 한달 반동안 우리는 15년동안 싸운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싸우면서 다녔다.

 

 


 

Ch.1 매우 성공적이었던 유럽여행의 출발. 포르투갈 리스본.

 

 

 

친구가 공항까지 마중나와있었다.

너무너무 반가웠다...... 어떻게 공항에서 서로 만났던거지??? 그 때 나는 스마트폰도 없었고, 카톡도 없었는디;;

친구가 묵고 있던 호스텔에 짐을 풀고 우리는 리스보아 카드를 구입. 본격적인 리스본 탐방에 나섰다.

 

리스본 여행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아니, 이베리아반도 자체가 너무나도 매력적인 곳이었다.

12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온난한 날씨에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붐볐었다.

유럽의 트램은 토론토의 그것과는 달랐고, 엘리베이터마냥 언덕을 올라가는 트램도 있었다.

아, 물론 리스본의 랜드마크인 산타주스타 엘리베이에도 올랐었다.

 

리스본 시내의 고풍스러운 멋짐도 인상적이었지만, 리스본 여행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리스본의 외곽, 신트라였던 것 같다.

무어인들이 쌓았던 성벽과 당시의 성들. 

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유럽과는 다른 양태이지만, 나는 이미 교양수업에서 스페인 관련 과목을 A+받았던지라 이들의 역사 문화 음식 관광 등등 남들보다는 이해하기 빠른 입장이었다.

레콩귀스타!

 

신트라여행 중에서도 절정은 유럽대륙의 최서단인 호카곶에 방문했던 것이었다.

한 때 세상의 끝이라 불리웠던 이곳에서는 이미 늦은 저녁이라 몇몇 관광객들만이 기념비를 향해 발을 내딛고 있었다.

그리고 일몰을 감상하려 했지만, 구름이 허락하지 않았고, 우리는 그냥 그곳의 정취만을 느낀 채 다시 리스본으로 돌아왔다.

 

리스본.. 꽤 괜찮긴 했는데, 음...

강건너 저 멀리 보이던 대형 예수상에 못가본게 아쉬웠다. 계속 눈에 밟혀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아직 해외여행 초보자인 나로서 그곳에 간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지금이라면 구글맵으로 교통편 알아봐서 무조건 갔겠지.

 

먹는 것 또한 아쉬움이 많았다.

맞어. 보고 듣는 것에만 신경을 써서 여행계획을 세웠지, 리스본에서 뭐를 먹을지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부랴부랴 호타우 광장에서 아무 레스토랑이나 들어가 생선요리를 시켰었는데, 역시나 실패적이었다. 

이런건 아쉬웠음.

 

하지만 밤중에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뎁혀진 호타우광장 벤치에서 맥주를 하나씩 까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추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아, 그리고 처음으로 가본 유럽 마트의 치즈코너와 고기코너는 우리에게 충격을 금치 못할 정도로 이색적인 공간이었다 ㅎㅎㅎ. 서양인들이 우리나라 재래시장에 오면 비슷한 느낌을 받으려나.

 

리스본에서의 알찬 여정을 마치고 우리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떠났다.

처음 타보는 유럽의 저가항공 이베리아 항공!

1시간 반 딜레이되어 빨리빨리민족의 정서에 맞지 않는 느긋함을 강제주입당했다.

 


 

 

신트라에서의 한잔 1유로짜리 버찌술.

맛은 만족스러웠지만, 금전적으로도 낭비를 줄여야해서 한잔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아직 여행 초창기였던지라 짐을 최대한 적게 유지해야 했으므로 이 경우에는 구입하지 않는게 맞았다.

 


 

 

ch2. 실망스러운 마드리드와 날씨가 불운했던 세고비아.

 

 

 

우리는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하지만, 리스본에서의 열정적인 분위기를 한껏 머금고 있던 나로서는 마드리드는... 약간 실망적이었다.

마드리드의 외곽인 세고비아를 다녀와서 그나마 알차게 지냈다곤 할 수 있었지만 마드리드 자체는 음...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세고비아는 꽤 근사했지만 날씨가 따라주지 않았다.

붉은 황토빛의 구석진 골목들은 빛바랜 모습으로 세월을 보여주고 있었다.

로마수로교를 본건 아마 마드리드 여행에서 가장 인상깊던 경험이었으리라.

교양과목에서 배웠던 새끼돼지 요리인 꼬치니요도 먹어보고,

백설공주 성의 모티브가 됐다는 세고비아의 성 안도 둘러본 후 우리는 마드리드로 귀환.

 

마드리드의 또다른 관광지인 황금의 도시 톨레도는 시간관계상 방문하지 못했다.

우리 일정에서 세고비아는 톨레도와 양자택일해야했던 중, 선택받아진 곳이었다.

 

부랴부랴 마드리드 여정을 마치고 스페인 여행의 하이라이트, 세비야로 떠났다.

 

 


 

ch3.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황금같던 세비야.

 

 

 

스페인 여행에서 세비야가 제일 좋았다.

아니, 아마도 2011년 겨울 1차 유럽여행에서 세비야가 제일 좋았을 것이다.

어느정도였냐면, 나중에 결혼하면 신혼여행으로 여기로 오면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었다.

날씨도 어쩜 그렇게나 좋은지.

아니, 잠깐 구름이 껴서 흐렸던 순간에도 세비야는 멋졌다.

굳이 확장해서 말하자면, 스페인의 남부지방, 안달루시아 지방 전체가 아주아주 멋졌다.

찬사를 아무리 늘어놓아도 과하지가 않네.

 

마드리드에서 고속철 렌페를 타고 세비야역에 도착까지는 좋았는데...

역에서 관광지까지 너무 멀었다.

보통은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야했지만 당시의 나는 아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거의 한시간동안 짐을 짊어지고 걸어간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한테 매우 미안한 짓이었다.

 

세비야 구시가지는 골목이 구비구비 미로처럼 되어있었다.

그래서 숙소를 찾기가 힘들었는데, 뭐 어찌어찌 찾아서 짐을 풀어놓으니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고 주위가 눈에 들어왔다.

햇살아래 아름답게 빛나는 건물들과 강, 그리고 오렌지나무들.

세비야는 독특하게도 가로수가 오렌지나무였다.

 

김태희가 CF에 나와 한창 TV에서 보여주던 에스파냐 광장에도 가보고,

세계 3대 성당이라 일컬어지는 세비야 대성당에도 방문하여 높디 높은 종탑 끝까지 올라 세비야 전경을 감상했다.

여기 올라가는데 매우 힘들었었는데 친구랑 같이 오르고 있자니 퍽 웃겼었다(?).

밤에는 플라멩고를 보러 골목 구석구석을 다녔다.

편견과는 달리, 세비야의 밤거리는 안전했다.

 

이 때 스페인에서 산다는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실감했다.

그리고 후에 론다에서는 이민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세비야를 뒤로 하고 향한 곳은 파울로 코엘류의 '연금술사'의 무대, 타리파였다.

일찌감치 산티아고가 여정했던 타리파-탕헤르 페리티켓도 예약해놓은 상태였다.

잠깐 이베리아반도에서 벗어나 나에게는 네번째 대륙이 될 아프리카땅에 발을 내딛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타리파로 향하던 중, 길 한복판에서 잠깐 쉬는 시간을 가졌다.

이국적인 야자수와 푸르른 하늘 등의 주위 풍경은 내 마음을 한껏 더 부풀어오르게 했다.

 


ch4. 생각보다 훨씬 근사했던 안달루시아의 소도시, 타리파

 

 

타리파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보며 느낀 점은, '아... 여기서 하루 묵을껄'이었다.

그만큼 매력적이었고.... 물가가 저렴했다.

타리파가 해안가에 접해있는 마을인지라 다른 안달루시아의 도시보다도 차별성이 있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저렴한 스페인에서도 더욱 저렴한 물가는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아프리카로 향하는 배를 타기 전, 주위의 바 겸 레스토랑에 들어가 맥주와 '타파스'를 시켰다.

'타파스'는 조그마한 접시에 담겨 나오는 안주같은 것인데, 원래는 무료로 제공되던 것이 인기를 업고 상품화된 스페인의 문화적 음식이다...라고 교양시간에 배웠었다.

그동안 못먹어본 스페인의 여러 음식들을 접했는데, 돼지 뒷다리살 염장음식인 하몽도 그 중 하나였다.

 

타리파에서의 짧고 아쉬운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배에 올라 모로코로 향했다.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면, 예약된 페리티켓을 얻기 위해 티켓창구에 갔더니 카드expire date를 요구했던 것이었다.

당연히 기억할리가 없었고 이미 캐나다 신용카드를 해지하고 유럽으로 온지라 그런 것을 알 턱이 없었다.

직원은 만료기간을 기입해야만 티켓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되어있다며 같이 곤란해했었다.

하지만 바퀴벌레도 위급한 상황에서 두뇌회전이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했던가.

정말 말도 안되게 카드 만료기간을 기억해냈고 다행히도 페리티켓을 얻었으며, 돈낭비하지 않을 수 있었다.

 


 

 

소요시간 약 1시간의 지브롤터해협을 건너 더욱 이국적인 땅 아프리카로 간다.

 

그리고 대륙으로만 따지면 아시아, 북미, 유럽을 거쳐 네번째, 아프리카로 간다.

아프리카 중에서도 오직 딱 한 국가의 한 도시, 아니, 마을. '탕헤르'에서만 머무르는거지만, 20대 초반에 인상깊게 읽었던 파울로 코엘류의 '연금술사'의 무대인 타리파와 탕헤르의 지브롤터 해협을 지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일정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