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한 학생비자의 신분이 끝나가고 있다.
학생비자는 5월에 마치지만, 이미 졸업비자 PGWP를 신청한 상태다.
그리고 6월 중순이나, 내가 지원한 비자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규정상 시간적으로 제약이 없이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음.. 이런식으로 진행되는구나. 마치 '허가증'같은게 나오는거네.
와 미친... 졸업하고 한달 반을 쳐 놀 줄은 몰랐다.
진짜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The Forks에 바로 취직해서 안정적으로 이민노선을 타는거였는데 너무 아쉽군.
하지만 뭐 어떠랴.
어찌되었든 풀타임을 보장해주는 잡을 구하게 되었고, 곧 지역이동을 감행한다.
당장 금요일 밤에 떠나고, 톰슨 근처에 있는 작은 랏지에서 일하게 되었다.
지난번 포스팅에 언급했던 그 랏지다.
흠... 전화통화밖에 접촉기록이 없지만, 오너는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다.
6개월까진 보장해주고, 그 다음부터는 상황을 지켜봐야 알 것 같은데, 제발 내 이민이 끝날 때까지 별일이 없으면 좋겠군.
오늘 문자로 운전면허증이 있냐고 물어보던데, 하아... 진작 만들었어야했나 싶은 후회감이 들었다.
어짜피 운전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고, 차를 살 생각이 없었기때문에 면허증만드는걸 미루고 미뤘는데.... 이렇게 난처한 상황이 만들어지네.
주소증명때문에 위니펙에서 당장은 못만들고, 일단 지역이동을 한 후에 톰슨에서 면허증 교환을 도모해야겠다.
짐정리도 다 되어가고 있다.
하아. 내가 그동안 모아온 욕심들만 버린다면 짐이 많이 줄어들텐데... 나의 어린 마음으로는 버리기 싫은 것이 너무 많다.
짐의 무게는 욕심의 무게라고 했던가.
나의 욕심이 이렇게 부풀어있는지는 몰랐네.
낡거나 안입는 옷도 몇벌 버렸고, 골치거리였던 프린터는 방금 소포로 보내버렸다.
.....이름을 안쓰고 보내버렸다!?!!!?!??
이거... 어찌 잘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다행히 트래킹넘버가 적힌 영수증은 잘 가지고 있다.
머리도 잘랐다.
흐음... 이정도로 잘랐으니 2~3달 동안 이발걱정을 할 일이 없겠지.
하나하나 주변을 정리하며 이동할 준비를 하는게 너무 장황하다.
도대체 왜지? 워홀을 다닐 때에는 이렇게 힘들게 움직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역시 겨울을 나면서 옷이 두껍고 많아져서 그런가...
번거롭구만.
지역이동 수단으로는 버스를 타게 되었다.
기차로도 이동이 가능하지만, 기차는 거의 18시간이 걸리고 버스는 약 7시간이 걸린다.
물론 가격차이도 시간에 비례한다.
버스는 위니펙 공항에서 밤에 출발하여 새벽녘에 나의 목적지인 와보우덴에 도착한다.
아 이렇게 쓰고 있자니 설레는구만 ㅋㅋㅋㅋ
호주에서 마지막 지역이동을 했으니, 5년만의 지역이동이군.
그리 좋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지역이동이라는 변화는 나에게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준다.
안녕이구나 위니펙.
뭐 영원한 작별은 아니겠지.
일단 거기서 일을 하면서도 하물며 머리라도 깎기 위해 몇달 이따가 다시 올테니까.
뭐 아쉽지도 않다. 딱히 캔모어나 처칠만큼 정이 갔던 동네가 아니었던만큼, 섭섭한 마음은 별로 없다.
내가 정작 아쉬운 것은, 위니펙을 떠나는 것이 아닌, 처칠행의 좌절이었다.
음...
처칠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하며 아쉽지만...
우선 내가 앞으로 최소 반년은 머물 와보우덴에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야겠다.
ㅋㅋㅋㅋㅋ
월마트에서 장보고 집에 가기 전에 한캔씩 따던 망고쥬스는 그리울 듯.
옛날에 뉴질랜드에서도 자역이동할 때 카운트다운 앞 벤치에 앉아서 먹던 밋파이랑 1불짜리 할인하는 음료가 그렇게도 그립더니만...
소소한 루틴이 미약하게나마 위니펙을 떠나는 것을 아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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