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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이민 과정/3. 외노자생활

[캐나다 외노자25] 영주권 소식이 아직도 없지만 결국 퇴사를 선언하다.

아스라이39 2022. 4. 2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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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폴리와 함께 할 여름 성수기가 무서워서다.

2021년 12월에 희망에 가득차 세운 2022년은 이미 망한지 오래고,

앞으로 남은 올해를 어떻게 꾸려나갈지 고민했었다.

 

퇴서선언하기까지 이미 4월 중순이 넘어가고 있었다.

스티브에게 두달의 노티스를 주겠다고 예전부터 말한 이상, 내가 퇴사할 수 있는 시기는 아무리 빨라도 6월 말정도.

하지만 한창 여름철 일하기 좋을 때 그만둔다는 것은 회사에 치명타를 먹일 수 있었고,

도의적으로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원래 생각했던건 9월 초 퇴사였다.

그때까지는 영주권이 나오겠지. 그럼 11월 중순까지 처칠 북극곰 성수기 때 일하다가 한국을 방문하자.

그리고 내년에 돌아와서 새 시작을 하자.

뭐 이런 식의 골자를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았다.

작년처럼 저지도 없이 나 혼자다.

온갖 잡일을 나 혼자 거의 다 하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여름성수기까지 온다면 내가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

한달 전쯤 힘들게 오랫동안 일했던 이래로 계속 몸이 골골대고 있는데?

폴리는 절대 나 1도 안도와줄텐데?

아니 오히려 세탁기 점유로 날 방해할텐데?

하는 생각에 여름 성수기가 오는 것이 무서워지더라.

그리고 스티브에게 그만둔다고 했다. 6월 10일에.

 

내가 'leave'를 쓰니까 스티브는 어디 갔다오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quit'이라고 정확히 말했다.

여름까지는 일해준다고 하지 않았냐 하더라. 

물론 내가 그 말을 하긴 했었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다.

스티브는 화난? 흥분한? 상태로 잠시 바깥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그동안 고마웠다고. 레터가 필요하면 써주겠다고 웃으며 이야기해주더라.

사실 웃을 상황은 아니겠지. 

그래도 저렇게 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보니, 진짜 스티브 아래서 일한게 괜한 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지금까지 여기서 버틴 이유는 스티브 하나이기도 한 내 스스로에 대한 증명이기도 했다.

 

내가 여길 떠나는 이유는 물론 나의 미래를 위해서지만,

내가 여기서 좀 더 오래 일하지 않는 이유가 당신 아들래미 때문이라는 것을 스티브는 알까.

모르겄다. 아는지 모르는지.

 

여튼 다행스럽게도 Tr to Pr 스트림인지라 영주권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맘편히 직장을 관둘 수 있었다.

PNP였다면 영주권이 나오기 전까지는 빼박 여기서 머물렀어야 했겠지.

 

흠....

만약 내가 여길 떠나는 6월 10일까지도 영주권에 대한 소식이 없다면, 위니펙에 가서 법률적 자문을 구할 생각이다.

조건 다 충족시켰는데 IRCC애들이 내 영주권 진행을 스톱한지 반년이라고. 아 아까운 내 반년. 빡돌아.

 

영주권을 받던지 못받던지 6월 초 쯤에는 위니펙이나 다른 곳에 있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

 

 

참으로 웃긴게,

내가 퇴사를 선언하자마자 폴리가 갑자기 자질구레한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기 시작한다.

갑자기 안하던 설거지를 한다.

난 니가 설거지하는거 1년이 넘는 기간동안 네번밖에 못봤다.

공용 화장실 청소도 알아서 한다.

무슨 심리로 저러는건지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이미 늦을대로 늦었으니 오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와줄거면 진작 도왔어야 했어.

그냥 앞으로는 니 혼자 알아서 잘 해봐라.

 

 

여튼 뭐... 이런 상황이다.

근황을 적자면, 요 두달동안 장기투숙 일꾼들이 머물렀던지라 엄청 힘들었었다.

하루 고작 5시간 남짓이지만 매일 일했다.

투숙객 중 나이트쉬프트까지 있어서 제약이 좀 많은 근무환경에 처했었다.

그리고 그들도 결국 차츰 돌아가더니, 오늘 아침에 드디어 모두 돌아갔다.

내일까지 방을 다 치우고, 좀 쉬어야겠다.

스티브도 다음주 1주일간은 아예 사사큐 자체가 쉴 것이라 하던데, 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요양이나 해야겠다. 몸이 너무 축나는 기분이야.

 

흠.... 이제 퇴사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6주정도.

뭐 어찌될지 지켜보자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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