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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anada.

인생퀘스트/등대스탬프 투어 완료 (한시 이벤트)

[등대스탬프 투어13] 13번째 등대는 지루한 당일치기를 한 '오동도 등대'. 타임라인O, 경비O.

아스라이39 2022. 12. 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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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등대스탬프 투어를 재개했다.

원래는 올해 초에 한국에 입국하여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남은 세개의 등대를 마치려고 했지만, 2022년 12월 초에 입국하는 바람에 좀 급하게 움직이게 되었다.

왜냐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구舊등대 스탬프 투어는 2022년 12월 말일이 만료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캐나다에 있는 사이 신新등대 스탬프 투어가 생겨서 세개의 테마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더라.

그러므로 난 내가 하고 있는 투어가 만료되기 전까지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특히, 접근하기 고단했던 등대의 도장은 다 찍어놓은 상태에서 고작 오동도, 소매물도, 호미곶등대 만을 두고 리타이어하기에는 억울한 면이 있었다.

근데 하아... 오동도, 소매물도, 호미곶이라... 왜 이렇게 떨어져 있는 등대들만 남겨놨을까 후회된다.

 

어쨌든 아래는 서울 출발 기준으로 한 오동도 등대 타임라인이다.

시간은 2022년 12월 13일 화요일.

평일고속버스를 이용하여 다녀왔다.

 


타임라인

 

06:20 고터에서 여수로 출발.

10:35 여수 고속버스터미널 도착.

10:50 시내버스 555번 탑승하여 오동도쪽으로 이동.

10:55 시내버스 하차.

11:05 오동도 다리 초입 도착.

11:30 동백열차 탑승.

11:45 오동도 등대 도착. 도장 찍자마자 되돌아 나옴.

12:30 여수 고속버스터미널 도착.

13:40 서울행 버스 탑승.

18:25 서울 센트럴시티 터미널 도착.

 

결국 이동시간은 집을 기준으로 해서 왕복 10시간정도 되었고, 정작 오동도를 즐긴 시간은 1시간도 못된다.

거의 의무적으로 다녀온지라 등대 도장을 찍자마자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경비

 

여수행 왕복 우등 고속버스 69,200원

편의점 물, 빵 2,300원

여수-오동도 왕복 시내버스 요금 2,800원

오동열차 편도 1,000원

터미널 옆 한식뷔페 7,000원

 

총합 : 82,300원

 

편리했던 점

 

생각하거나 준비할 게 없는 단순한 루트다.

육지 등대라 난이도가 낮다.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아쉬웠던 점

 

여수 시내교통 검색이 '조금' 불편했다.

서울을 기준으로 하여 육지 등대인데도 경비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아침부터 불길하게 못일어날 뻔 했다.

알람을 오전이 아닌 오후로 맞춰놓아서 아... 울리지 않았어.

그래도 같이 사는 형이 깨워줘서 4시 반쯤에 일어날 수 있었다.

.... 이 형도 지금 시차적응이 안되서 새벽마다 깨어있나보더라.

 

현재 거주지는 은평동. 현 시각 4시 30분.

고속터미널 여수행 첫차는 6시 20분.

그래. 남은 시간은 충분하다.

다행히 보조배터리나 등대여권, 모자같은 짐도 전날밤에 챙겨놓았던지라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크으... 2년도 넘게 못와본 센트럴시티역.

삐까번쩍한건 여전하구나.

그래. 이제 크리스마스도 2주도 안남았군.

터미널 입구부터 흥겨운 성탄 분위기로 가득했다.

 

 

센트럴 시티에서 가장 눈에 띄게 변한 점은 매표소였다.

원래는 내가 서있는 지점의 양쪽 벽에 위치했던 매표소는 이제 사진에서 보이는 쪽으로 축소설치되어있더라.

대신에 무인 승차권 발급기가 여러대 비치되어있었다.

 

 

여수행 화요일 첫차에는 승객이 딱 두명만 탔다.

와... 이런 차편을 운행하는게 진짜 복지 그 자체다. 백퍼 역마진일텐데.

여튼 버스에서 널부러져 있으며, 4시간 넘는 시간을 버티다보니 여수에 도착했다.

눈이 오던 서울의 날씨는 온데간데없이 여수는 맑고 춥고 바람불었다.

 

 

여수 버스터미널은 엑스포나 오동도같은 관광지에서 좀 떨어져있다.

마음먹는다면 오동도까지 걸어서 못갈 것도 없는 거리지만, 시간낭비인데다가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도 아니니, 버스나 택시를 타길 권한다.

아, 자전거나 전동킥보드도 많이 보이던데, 내가 둘 다 선호하지 않아서 딱히 검색해보진 않았다.

 

터미널에서 나오면 육교를 건너 반대편으로 넘어가야 오동도 방면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오동도로 가는데 이상적인 버스노선은 76번 버스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에는 왠일인지 이 버스를 보질 못했다.

어떻게 타이밍이 안맞아야 76번 버스의 이정표도 없고, 버스터미널 전광판에도 안나오는진 모르겠으나,

76번은 터미널에서 오동도 다리 코앞까지 운행한다.

 

내가 타보진 않았지만. 여수 76번 버스. 터미널 - 오동도 초입.

 

555번을 타고 오동도 다리근방까지 가서 걸어갔다.

요새야 뭐 네이버 지도가 잘 되어있어서 버스정보를 찾는데 어렵진 않을 것이다.

 

555번 버스는 다이나믹했다.

시내에서 고속도로만큼 빨리 달려서 목적지까지 바래다줬다.

다만, 하차방송이랑 하차지가 한정거장 어긋나있어서, 난 지도앱을 보며 하차타이밍을 맞춰야했다.

이건 뭐 내가 운이 나빠서 그랬던 것일 확률이 높지만, 괜히 시간낭비하기 싫으면 주의, 또 주의하자.

 

 

시내에서 내려 오동도쪽으로 살살 걸어가니, 분식이나 밤따위를 파는 노점상이 즐비했다.

비쌀 것 같아서 굳이 사먹진 않았다.

연신내에도 오뎅은 유명하게 있는 것 같으니까.

근데 음.... 부산에서도 느꼈지만, 바닷가 근처에서 파는 오뎅은 국물에 꽃게가 큼지막한게 들어가있어서 매력적이다.

 

오동도에서 약간 의외였던 점은, 단체 관광객이 많이 있었다는 것이다.

평일 오전임에도 말이다.

한 네다섯팀은 되어 보이던데, 오동도를 가기도 하고, 근처의 배를 타며 관광을 즐기는 것 같았다.

 

 

와....여수 엑스포가 2012년이었으니까 만으로 10년이 넘어서 와보는거다.

10년이라니, 감개가 무량하구나.

....

감격과는 별개로 10년전 엑스포 때 설치했던 시설들이 노후되어 유령화되어 있는 것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무료 물품보관소도 있다.

이런 시설이야 편리하니 상관없지만, 노후되어 버려진 것 같은 건물들도 보여 아쉬웠다.

 

 

특히 오동도로 건너가서 본 '빅오'의 녹슨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저거 전체적으로 하늘색이었던 것 같은데....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빅오쇼와 조명은 계속 하고 있던 것 같아 야간에는 여전히 멋질 것 같은데,

내가 육안으로 본 빅오는 처참하기 그지없어 많이 아쉬웠다. 여수 엑스포 때 특히나 좋아했었는데...

 

 

여튼! 난 오동도로 향한다!

오동도로 가기 위해선 그리 길지 않은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만, 이 날 바람이 좀 불고 갑작스레 한파가 와서 추웠다.

그래서 엑스포때도 안타본 '동백열차'에 탑승하기로 한다.

 

 

티켓머신이 현금전용과 카드전용으로 나뉘어 있더라.

당연히 카드전용에 사람이 많다.

동백열차 이용에 고작 1000원밖에 안하므로 굳이 이걸 이용할 사람은 현금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편도 요금이 1000원이다.

그리고 사진 좌측 위에 시간표가 보이지만, 약간 무의미하다.

어째서인지 단축영업을 하여, 섬에서 나오는 막차가 11시40분 차였기 때문이다.

섬을 들어가는 막차도 그 정도 했었다.

시간표에 나온 시간 자체는 지키지만, 단축영업을 할 수도 있다.

 

 

난 11:30분 열차를 타고 갔다.

 

 

이것도 많이 낡았다.

여수의 관광시설은 결국 10년 전 엑스포때에서 멈춰있는건가 싶었다.

관광객들이 없는 것도 아닌데 신경좀 쓰지...

 

차는 관광객들로 거의 만석이었다.

음.... 결론적으로는 그냥 걸어가는 것도 나았을 것 같다.

동백열차는 고작 섬으로 향하는 다리만 건널뿐, 그 이상 돌아다니거나하지 않는다.

그럴거면 차를 기다리는 것보다 걸어가는게 빨랐다.

 

다만, 고작 1000원밖에 안하는거 한번쯤 경험상 타보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돌아오는 길에 동백열차가 더이상 운행을 안하여 걸어왔으니, 뭐 동백열차를 탔던건 경험상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동도 입구쪽에는 이런 넓은 광장이 펼쳐져있다.

'음악분수'라는 시설도 있는데, 그냥 진짜 이름만 기억나더라.

당연히 분수에서 물이 나와서 뭘 했던 것 같은데, 겨울이라 그런지 비수기라 그런지 아니면 이른 시간이라 그런건지 운영은 안되고 있었다.

 

 

지도를 통해 오동도 등대로 향하는 빠른길을 찾았다.

와... 10년전에 왔었을 때에는 산책로입구1쪽으로 해서 시계방향으로 쭈우우욱 돌아갔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지름길을 이용할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위 지도의 '현위치'에서 오른쪽 으로 들어간 후 좌회전. 

오직 등대만을 보고 달린다.

난 진짜 도장만 찍고 바로 상경할 생각이거든.

 

 

초입부의 계단은 과거 고지대에 위치했던 수많은 등대들을 방문했던 경험을 생각나게 하여 순간 나를 좌절시켰지만,

오동도 등대는 그리 높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

부담없이 산보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올라가자.

오랜만에 숲길을 가는지라 기분이 상쾌해졌다.

 

 

포장도로가 많이 망가져있었다.

움푹 들어간 곳도 있으니 주의하여 걸어가자.

 

 

그리고 마침내 오동도 등대 도착!

야 내가 진짜 ㅠㅠ 너 때문에 ㅠㅠㅠ 아침 4시반부터 이게 무슨 생고생이여 ㅠㅠㅠ.

ㅠㅠㅠㅠㅠ.

도장은 어딨지?

일단 올라가자.

 

 

계단을 한발자국씩 걷고 있자니 역시 등대라서 높이 있구나 싶었다.

힘들었다.

 

 

이런 망할.

엘리베이터 있었어.

아 빡쳐. 힘들어.

.... 게다가 등대 위에 도장이 없어!!!!!!!?

아 잘못왔네.

그냥 빨리 등대에서 한바퀴 훑어 전망을 구경하고 바로 내려왔다.

 

 

도장은 처음 등대에 도달했을 때 바로 좌측에 있는 관리소에 비치되어 있다.

좀 알아보기 좋게 안내문이라도 만들어놓으면 좋았으련만.

 

 

도장 자체가 다른 곳들과는 달리 깔끔하게 구색이 갖춰져있었다.

근데!!!! 관리 자체는 잘 안되는 것 같았다.

잉크가 부족하여 도장이 예쁘게 찍히지 않았다.

 

 

에효... 진짜 이거 하나 찍으려고 무슨 고생인겨...

예쁘게 찍히지도 않아서 아...... 그냥 살짝 좀 아쉬웠음.

뭐, 여튼 목적은 달성했으니 바로 돌아나왔다.

 

 

오동도 등대에 있는 포토스팟인데, 꽤 잘 만들어놓은 듯.

 

 

돌아나올 때는 걸어나온다.

그래봤자 10분에서 15분밖에 안걸리는 거리다.

바다 구경도 하고 산책겸 걷는데 전혀 힘들지 않다.

진짜 ㅋㅋㅋㅋ 오동도 등대는 홍도등대나 어청도, 소청도 등대를 생각해보면 식은죽먹기 그 자체다.

....시간과 돈이 깨지는건 어쩔 수 없지만.

 

 

돌아올 때에도 76번 버스가 검색되질 않아서 555번 버스를 타고 왔다.

항상 내가 기다리는 버스는 맞은편에 먼저 오기 마련이지.

그래도 한 15분 기다리니까 내가 탈 555번 버스가 왔다.

휴우.... 생각보다 빨리 왔다.

 

 

여수터미널은 매표소가 완벽하게 무인화된 것 같았다.

창구가 아예 막혀있는 것을 보니까 말이야.

'모든 노선은 발매기를 이용하십시요'

라는 문구도 딱 적혀있구.

 

터미널에는 12시 반쯤에 도착했고,

바로 서울로 향하는 버스가 있던 것 같은데 1시 40분 버스로 티켓을 끊었다.

1시 40분 버스가 우등버스라 돈을 만원이라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남는 시간에 밥이나 먹기로 하고 터미널 옆에 있는 한식뷔페식 백반집에 갔다.

 

 

아 ㅠㅠㅠㅠ 7천원에 이렇게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니 ㅠㅠㅠㅠㅠ

배부른건 좋았는데, 남도씩이나 와서 좀 더 좋은걸 먹을걸 그랬나 싶은 마음도 들긴 했다.

관광지에서의 게장백반이야 가격이 너무 쎄서 그렇다 쳐도,

주위 국밥집을 찾아보면 맛있는데가 많이 있었을텐데 싶기도 했구.

 

여튼. 지루하면서도 진이 빠지는 오동도 등대투어가 끝났다.

돌아올 때에는 눈이 오고 퇴근길과 겹치면서 길이 좀 정체됐었다.

다행히도 버스 전용차선때문인지 우리는 그에 대한 간섭을 덜 받았지만, 그래도 센트럴 시티 터미널에 30분정도 늦게 도착했던 것 같다.

돌아갈 때 버스안에 있던 승객은 역시 고작 5~6명.

평일 지방 고속버스 장사가 얼마나 끔찌한지 단박에 알겠더라.

 

 

사실 이번 여수 오동도 등대 스탬프 투어는 나의 게으름타이밍의 어긋남에서 비롯된 불합리한 투어였다.

 

예전에 어청도 등대를 찍으러 군산에 갔을때.

돌아오는 길에 여수도 들러서 하루 자고 서울로 갔으면 훨씬 효율적이고, 지금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그 때 그냥 귀찮아서 서울로 바로 복귀했었는데, 그게 계속 후회됐었다.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여수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가 생각보다 많다.

오동도에서 도장을 찍고 부산으로 가서 그쪽 등대를 도모해도 동선상 괜찮다는 말이다.

다만, 내가 찍을 도장은 소매물도에 있는데, 물때를 맞춰서 가야하는 등대인지라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타이밍만 맞았어도 부산을 통하여 통영으로 가서 하룻밤 잔 뒤 다음날 페리를 이용했겠지.

 

하지만 난 이 두가지를 모두 못해서 생짜로 여수를 찍고만 왔다.

이래저래 개인적으로 비효율적인 오동도 등대 스탬프 투어였다.

 

여튼 이제 남은 두개의 등대는 소매물도와 호미곶.

이번 주말과 다음 주초까지 2~3일에 걸쳐 모두 완료할 생각이다.

독도등대는 사진이 있으니 그걸로 대체가 가능하고.

아아아 드디어 끝낼 수 있겠구나.

진짜 돈도 시간도 너무 많이 썼어.

괜히 시작했다는 생각은 이미 수도 없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끝낼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은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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