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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서울 연신내] 연신내 양 많고 맛 좋고 가성비 좋은 홍어집 '진미 홍어'.

아스라이39 2023. 2. 2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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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내 시장에 가면 홍어 파는 상가를 볼 수 있다.

도대체 연신내와 홍어가 무슨 관련인지 모르겠는데, 다른 시장에서 보기 힘든 홍어가 여기서는 간간히 보이더라.

근데, 그런 시장 홍어말고 진짜 홍어를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들어가자마자 홍어의 찌릿한 냄새와 함께 막걸리를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홍어야 뭐 호불호가 워낙 많이 갈리는 음식이니 이런 느낌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홍어를 먹는다는건, 세계 어디에서도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하고 특출난 음식을 먹는 것이다.

엽기적인 음식임을 떠나서 고국에 대한 자부심과 고취에 영향이 간다.

특히 외국에서 오래 머무는 나로서는 이렇게 한국에 돌아왔을 때 제대로 된 한국의 진미를 먹어봐야 하기 때문에 홍어를 찾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방문한 곳이 '진미 홍어'. 집 근처다.

 

 

여기다.

연신내 역과 구파발 역 사이, 갈현동에 위치하고 있다.

 

 

외관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근데 내가 맛있게 먹은 홍어집들은 이런식으로 겉으로 보기에 작고 볼품없긴 하더라.

뭐지...? 초보들의 접근을 훼방놓은 훼이크인가.

어쨌든 안으로 들어가봤다.

역시 여느 홍어집에서 그러한 것처럼 들어가자마자 강렬한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맛집임이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내부 사진을 찍지 못했다.

메뉴 사진도 못찍어서 가격이 얼마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홍어 삼합 대자를 기준으로 하여 대략 45,000원정도였던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외관에서 봤던 것과 같이 식당 내부는 협소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혼자 일하시는 사장님이 부단히도 움직이고 계셨다.

 

입장하면 오른쪽으로는 좌식 테이블이 세개정도 있는데, 여긴 그래도 괜찮았다.

방바닥도 있고, 테이블도 넓었었다.

근데 문제는 입구 좌측의 일반 테이블.

엄청 좁다.

 

이게  '진미 홍어'의 가장 큰 문제였다.

좁아서 핸드폰조차 올려놓기가 힘들었다.

사장님도 테이블이 작아 불편할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신경써주셨다.

 

 

주문을 하고 곧 밑반찬들과 더불어 홍어 애(간)가 나왔다.

사장님이 말씀하시는걸 보니, 홍어 애가 맨날 나오는 것 같진 않았다.

 

와아...이거 처음 먹어보는데, 되게 무거운 맛이 나더라.

많이 먹으면 배부르겠다 싶어서 5점 정도만 먹었다.

소금을 찍어 먹으면 된다.

 

겉으로 보기엔 무척 크리미해 보이는데, 꾸덕꾸덕하게 씹히는게 엄청 농축된 젤리를 먹는 식감이었다.

어찌보면 질기다고도 할 수 있는 식감.

분명 어디서 먹어본 적이 있는 식감인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소 간이었나?? 기억이 안나네.

 

 

미역국이 나오고 곧 메인디쉬인 홍어삼합이 나왔다.

양도 많고 맛도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삭히고 냄새가 쎈 홍어를 먹고 싶었는데, 그렇진 않아서 아쉬웠다.

처음에 들어갔을 때 코를 톡 쏘는 강렬한 암모니아 냄새에 비해 홍어의 맛은 부드러운 편이었다.

 

홍어 플레이팅을 그라데이션으로 하셨더라.

여기서 어두운 조각은 홍어 지느러미쪽이었는데, 기본적으로 질겼다.

밝은 부분이 부드러웠음. 뼈가 있긴 했는데, 홍어뼈야 그냥 오도독 오도독 씹어먹어도 부드럽게 씹히니까 부담스러워할 필요가 없다.

 

 

'진미 홍어' 사장님은 혼자서 근무하고 계시더라.

전라도 출신이신지 말씀이 구수하셨고, 되게 마이스타일로 일하신다 ㅋㅋㅋㅋ

손님들이랑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사장 대 고객이라기 보다는 친한 듯 정감가는 어조로 이야기하시더라.

 

아, 우리가 다 먹고 나갈 때에는 젊은 이들이 홍어를 싹싹 긁어먹고 가는게 재밌으셨는지 밝게 웃으면서 고맙다고 하시더라.

하긴, 나도 우리가 홍어 애를 저렇게 거의 다 먹을 줄은 몰랐지.

홍어 애 두개 남기긴 했는데, 술을 막걸리로 마셨더니 배가 불러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진미 홍어' 김치도 나쁘지 않았는데, 노량진에서 살 때 간간히 가봤던 장승배기 역 근처의 '홍어전문' 김치 승리.

 

https://qkr33939.tistory.com/219

 

[맛집][서울 장승배기] 노량진 근처의 홍어맛집 '홍어전문'.

노량진 근처에 홍어 잘하는 집이 있다. 장승배기 쪽으로 대로를 따라가서 역을 지나 2번출구쪽으로 가면 이름도 흥미로운 '홍어전문'이라는 가게가 나온다. 위치는 여기다. 노란색 동그란 간판

qkr33939.tistory.com

 

 

장승배기의 '홍어전문'에서는 완전 묵은지 그 자체로 나왔는데, 여긴 그냥 김치였다.

밑반찬에서도 홍어전문이 더 나았다.

거기 장아찌 계열 반찬은 쿰쿰한 냄새와 더불어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홍어 썰어노흔 조각들도 '홍어전문'에서는 모두 밝은 조각들로 부드러운 부위만 먹었었다.

근데, 음... 장승배기의 '홍어전문'이 가격은 더 높았을 것이다. 더 비싸게 주고 먹으니 뭐 할 수 없지.

 

연신내 '진미 홍어'는 가격이 비교적 낮은 반면, 만족도는 높으니 가히 가성비 홍어 맛집이라고 할 수 있겠지.

생각해보니, 장승배기 '홍어전문'에서는 홍어 애를 주거나 하진 않았다.

 

어쩌다보니 서로 그리 가깝지도 않은 장승배기와 연신내 홍어집을 비교해봤는데,

가성비로 보면 연신내의 '진미 홍어'가 우세하지만, 퀄리티로 보면 장승배기 '홍어전문'의 압승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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