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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영주권 Life/1. 알버타 중부에서의 삶

[에드먼턴32] 탈출에 성공하다.

아스라이39 2024. 7. 1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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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세상일은 알 수가 없다.

6월 말에 현재 근무하는 호텔 브랜드의 밴프 지점에 지원했고,

7월 초에 인터뷰를 보자는 이메일을 받았다.

 

별 감흥은 없었다.

레이크 루이스 호텔에 지원했을 때 인터뷰 분위기도 좋았고, 그곳 HR 사람이 우리쪽 HR팀에 연락도 하고 그러며,

100% 날 고용하리라 확신했었는데 엎어졌으니까.

새로운 기회의 기쁨보다는 이번에도 안되면 어쩌지 하는 찝찝함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렇게 7월 8일. 전화 인터뷰를 보기로 한 날.

무려 면접관이 노쇼.

전화는 오지 않았고, 이메일도 무시.

내가 직접 호텔 하우스키핑 부서에 전화해보니 부재중.

음성사서함은 가득 차서 메세지도 못남긴다.

하늘이 우루루 쾅쾅 무너지는 것 같더라.

 

올해는 참으로 운이 없는 것 같아.

올해 초에 국민연금 환급할 때만 해도, 내 향후 인생을 보낼 에드먼턴 생활의 청사진을 그렸었는데,

그런 계획은 개뿔 죄다 물건너가고 이제는 아무것도 안되고 있어.

우울해.

이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를 고용하지 않았다 레이크 루이스에 3번째로 지원을 하였다.

기대는 없었다. 그냥 잡공고가 아직 안내려갔길래 한번 찔러본거다.

이 마저도 무시당한다면 내년 초에, 성수기를 대비한 대규모 고용시기에 빅토리아로 가리라 마음먹었었다.

 

다음날인 7월 9일 아침.

밴프 하우스키핑 인사팀 매니저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자기 아이가 아파서 어제 결근했다고, 10일에 인터뷰가 가능하냐고 그러더라.

 

와아.......... 그래 이상하긴 했어.

나 역시 당연히 혹시 이 사람한테 뭔 일이 생긴건가 하는 생각을 했었지.

근데 구직사이트에서 잡공고가 내려간거 보고, 다른 사람을 구해서 날 그냥 패싱한건가 추측했었다.

'노 프라블럼'.

답장을 보내고 마지막 한줄기 위안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면접을 봤다.

근무일이라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봤다.

내가 매니저에게 지금 상황이 이리저리 돌아가고 있다고.

점심시간에 밥 빨리먹고 전화면접봐도 되냐고 물으니까,

그럴 필요 없다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라고 격려해주더라.

 

전화면접은 진짜 시궁창이었다 ㅋㅋㅋㅋ

최악의 영어실력으로 대화를 했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참 이상해. 진짜 여기는 이상한 곳이야.

인터뷰를 나름 잘 치뤘던 레이크 루이스에서는 날 고용하지 않고,

폐급으로 인터뷰를 봤던 밴프에서는 날 바로 고용.

근무 시작일과 내가 이동할 날짜까지 이야기를 주고 받고, 

나의 지역이동은 그렇게 확정되었다.

 

바로 이동하진 않고, 한달정도 있다가 이동하겠더라.

그동안 비축해놓았던 식료품을 다 소진하고, 짐도 차근차근 정리해야겠다.

음.......

아쉽게도 당장은 다인실에서 거주할 듯 하다.

직원 숙소가 있긴 한데, 내가 개인실을 얻을 수 있냐고 물으니까 대기가 있다고 하더라.

뭐.... 기다려야지.

흠.... 근데 이거 짐 전부 가져가면 다인실에서는 공간이 좀 부족할텐데, 어찌 보관해야 할 지가 걱정이네.

이래서 일단 소량의 짐만 들고 가서 일하다가, 어느정도 자리를 만들고, 휴일에 한번 에드먼턴에 와서 짐을 싹 가져갈 생각이었는데...

 

여튼. 탈출 성공.

밴프 지점은 에드먼턴 지점보다 그나마 나은 근무환경이 고착되어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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