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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영주권 Life/2. 알버타 산간에서의 삶

[밴프9] 2024년 한 해를 정리하며...

아스라이39 2024. 12. 31.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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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정말 별 일이 많은 한 해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끔찍할 정도로 비극적인 한해였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도 이러저러 사건사고와 변화가 많던 산만한 해였다.

 

 

1월에는 타이완과 한국에 다녀왔다.

정해진 3주라는 기간 내에 두군데를 다녀와서 그런지 나중에 생각하니 애매하게 다녀온 것 같다.

한국에서만 3주 있었다면 더 근사했을텐데.

대만에서 3주 있기엔 좀 그렇고.

 

 

2월에 에드먼턴으로 돌아와보니 친했던 매니저는 관둔 상태였다.

심적으로 기대는게 컸던지라 많이 아쉬웠다.

날 고용해준 것도 그녀이기에 이 때부터는 에드먼턴 호텔에 미련이 없었던 것 같다.

그 외 에드먼턴의 3호선 열차인 valley line이 운행하여 트램을 타봤다.

 

 

3월에는 에드먼턴 센트럴 역에 내려가다가 노숙자한테 한대 맞았다.

크게 맞은건 아니고, 옷을 휘둘러서 한대 치더라.

난 허.허.허.허.허.허.허.허. 하며 머릿속이 하얘진 채로 빠르게 걸어 내려갔다.

 

4월은 상실의 계절. 친했던 멕시코 친구가 호텔을 그만두고 캘거리로 이동했다.

이후로 두번 볼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 한번도 보지 못했다.

 

 

5월빅토리아로 여행을 다녀왔다. 

빅토리아. 정말 멋지더라. 살고 싶은 곳이었다.

이 때 정보를 얻어, 모든 우리 호텔 계열사가 악덕임이 아님을 알았고, 이동할 다짐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왔다.

월말에 처음으로 매니저와 근로자들의 처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6월은 캐나다 하키팀 에드먼턴 오일러스의 결승진출로 난리도 아니었다.

미국 하키팀과 함께 진행되는 NHL결승까지 올라가는 바람에 에드먼턴에는 인파로 미어터졌었다.

우승할까 하는 낭만은 그저 기대로 남아버렸지만, 그래도 에드먼턴같이 심심한 도시에서 아주아주 신선한 이벤트였다.

 

7월본격적인 이직 활동을 했다.

에드먼턴 호텔 매니저들에게도 이야기했고, 그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었다.

빅토리아에 지원했지만 음... 잘못된 경로로 지원한건지 연락이 닿지 않았고,

레이크 루이스에 지원했지만 그들은 날 고용하지 않았다.

캘거리도 알고 지내던 매니저가 내 문자를 무시했고,

결론적으로 밴프에 고용되었다.

 

 

8월밴프로 이동하였다.

새 일터에 적응하기 바빴고,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했다.

부서 패션쇼에 작은 역할로 참여했고,

밴프의 여러 명소를 돌아다녔다.

 

 

9월에도 열심히 밴프 명소를 돌아다녔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13년전 워킹홀리데이를 왔을 때 거주했던 캔모어에 드디어 가봤다는 점.

이전에 살았던 스탭 숙소도 찾아가봤는데,

아이가 있는 가족이 이사왔는지 차고지 앞에 작은 농구골대가 있었다.

내가 근무했던 호텔은 사라지진 않았지만, 브랜드가 바뀌어 있었다.

 

 

10월에는 밴프의 여러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겼다.

림락 리조트와 샤토 레이크 루이스, 밴프 스프링스에서도 묵었었다.

이런 비싼 호텔들은 내 인생과 연이 없는게 정상이지만,

계열사 직원할인이 있기에 투숙이 가능했다.

 

 

11월3박 하와이 여행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달이었다.

왜 사람들이 그리 하와이에 열광하는지, 섬 리조트에 열광하는지 확실히 알았고,

돈이 참 많이 깨졌다.

 

 

12월. 부서 크리스마스 축제를 했고, 연말에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

밴프 지역에서 연말에 한달 반동안 진행되는 핫초코 축제의 시그니처 메뉴들을 찾아다니며 마셨다.

 

 

이렇게 쭉 훑어보니 왠지 역시 에드먼턴이 그립다고 느꼈다. 

아니 그래 원래부터 난 에드먼턴을 좋아했고 사랑했어.

노숙자가 많더라도 에드먼턴에서의 새 삶을 꿈꿨었어.

 

아.... 진짜 호텔 운영진만 제정신 박힌 사람들이었어도 에드먼턴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텐데.

에드먼턴은 기회가 많은 땅이고, 인프라나 여러 시설이 확장되고 있기에 내 미래를 맡기기 충분한 곳이라 생각했고, 지금도 그리 생각하고 있다.

사실 밴프에 올 때까지만 해도 그 다음 행선지는 캘거리일까 빅토리아일까 고려했었다.

밴프 생활이 만족스러워 여기서 생각한 것보다 오래 머물 것 같지만, 마음은 에드먼턴에 가있다.

 

뭐 일단 열심히 살며 돈이나 벌어보자.

2025년은 특히 돈을 더 세이브할 생각이다.

2024년에 쓸데없는 지출이 너무 많았고, 2025년 여행계획은 캐나다 국내 여행 계획만 있으니까 어느정도 돈을 모을 수 있겠지 싶다.

 

2024년이 고작 이틀 남았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다들 해피뉴이어 하고, 나도 좀 더 의미있는 한해를 보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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