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대해 불만이 없었던건 아니다.
아니 오히려, 호주에서 생활했을 때에 호주에 대한 불만은 상상 이상이었다.
분명 좋은 근로조건에 나은 환경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왜 그렇게 바라는게 많았던지...
난 30이 넘어서도 그다지 성숙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호주에서 돌아오자마자, 호주에 대한 의견이 바꼈다.
그만큼 쉽게 일하며 돈 많이 벌고, 따뜻하고 매력적인 국가가 없었다.
물론 매력으로 따지자면 캐나다도 질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호주는....
저숙련직을 하며 떼돈을 벌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나로서는 호주야말로 일평생을 편안히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보루였다.
그저 내가 어리석어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다.
어쨌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16년 4월 1일즈음 한국 귀국을 했다.
그리고 보름정도 노닐다가 4월 16일, 다시 호주로 향한다.
이번 목표는 케언즈.
어디서 워홀을 하든, 최대한 여러 곳에서 '거주'를 하고 싶었기에, 이번에는 지금가지 살아온 환경과는 좀 다른 환경을 찾았다.
퀸즈랜드 주의 따뜻한 해안도시. 열대우림의 습한 기후. 거친 동물들. 야생의 땅.
케언즈는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그냥 호주로 바로 가긴 섭섭했으므로 소소한 여행을 즐기기로 했다.
요즘처럼 노재팬이 아닌 시절, 오사카로 향했다.
Ch1. 덕후에게만 성지였던 먹고 망한다는 오사카.
오사카-교토에서의 4박 5일을 고작 몇줄 글로 요약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오사카는 오사카성 말고는 딱히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했다.
물론 맛있는 음식과 느낌있는 거리들 등 즐길게 많았지만,
게임이나 만화같은 일본스러운 것들이 있는 '덴덴타운'이 메인이었다.
다행히 동행을 잘 만나서 교토로 당일치기를 함께 다녀왔다.
많은 사람들이 교토사람들 인성에 대해서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다행히도 내가 만난 교토 할머니는 인심이 좋은 분이셨다.
우리가 버스를 못찾고 어영부영하자, 직접 우리를 횡단보도까지 데리고 가셔서 버스정류장을 가르쳐주시더라.
은각사가 꽤 괜찮았고, 금각사는 별로였던 기억이 난다.
벚꽃이 진 계절, 왕겹벚꽃이었나? 여튼 분홍색 큰 꽃봉우리의 나무가 우릴 반겨주고 있었다.
Ch2. 포트 더글라스. 부유한 휴양지의 마을 리조트에서 일하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리 행복했던 시간은 아니었다.
뭔가 애매했던 4달이었다.
케언즈에서 구직이 여의치 않았고, 정보에 따르면 케언즈 호텔들이 그렇게 사람들을 착취한댄다. 이 역시 외노자가 많은 부작용이겠지. 한국의 공장, 농장과 마찬가지로..
시간이나 임금이나 등등 나는 여기까지 와서 그런 돼도 않는 갑질을 당하기는 싫었다.
그러다 포트 더글라스라는 곳으로 옮겼다.
딱히 직장을 구하고 떠난 것이 아니라, 포트 더글라스에 도달해서도 꽤나 고생했다.
그러다 한국인 커넥션이 이어져서, 지금은 이름이 바뀐 리프 랑데뷰 리조트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일은 가혹했다.
풀빌라를 한채한채 청소하는 식이었는데, 4~5명이 팀을 이뤄 움직였다.
청소장비가 담긴 골프카를 운전하며 다녔는데 꽤나 재밌었다.
출근은 걸어서 45분거리라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그리고 약 1주일 후 150불짜리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호주를 저주했다. 어유.
슈퍼바이저 캐시는 이미 정년을 넘긴 할머니였다.
하지만 커리어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지, 남들에게 밑보이고 싶지 않은 듯 우리를 매우 닥달했었다.
음... 물론 한국인들은 예외였다. 우리야 뭐 일을 잘 하니까....
호주인이들랑 영국인들, 그리고 캐나다인 하나랑 같이 일했었고, 음... 딱히 깊게 친해진 친구는 없었다.
숙소는 포트 더글라스 시내의 백패커스에서 지냈다.
4일실에서 여자애 셋이랑 같이 생활했는데, 역시 그리 친해지진 못했다.
아, 숙소에 나에게 매우 관심을 보이던 독일인 여자애가 생각난다.
걔 뭔가 되게 부담스러워서 거리를 두긴 했는데, 좀 미안하긴 했지만, 친해지기는 싫은 애였다.
이유없이 친해지기 싫은 애는 또 오랜만이네. 아니, 처음인가??
백패커스에서 일하던 브라질 여자애랑 호주 남자애가 있었는데, 얘들이랑은 좀 이야기를 나눴다.
근데... 내 영어실력이 고만고만했던지라, 나중에는 얘네들을 좀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매우 후회한다.
여자애는 프론트에서 일했는데, 항상 쓰던 안경을 벗으니 갑자기 여신이 되더라.
내가 본 백인 여자애들 중 제일 예뻤다. 진짜 개 깜놀. 안경벗으면 예뻐지는거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 아님??
... 친해질껄.... 우리나라 영화 올드보이를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호주 남자애는 자기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줬는데, 아버지한테 벨트로 많이 맞았댄다.
근데 그것도 옛 일일뿐, 요새는 그런 폭력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며 씩 웃는다.
포트 더글라스는 열대우림 지역이다.
그래서 주위에 악어가 많다.
직접 본 것은 멀치감치서 본 오션 크로크다일이 전부지만, 종종 악어에 물려죽은 사람들 기사가 뉴스에 오르내렸다.
여름밤에 숙소 2층 오픈된 곳에서 구경한 카니발 퍼레이드가 생각난다.
전세계를 강타한 포켓몬고를 열심히 했던 기억도 난다.
그 때에는 핸드폰에 머리를 박고 정처없이 주위를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었지.
이게 내 포트 더글라스의 생활이었다.
거듭 말하지만, 그리 행복하진 않았고, 그저 살기 위해 살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오래 있을 생각도 들지 않았다.
4개월 후, 8월 말에 포트 더글라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일단 브리즈번으로 이동했다.
브리즈번에서 착륙하는건 이걸로 두번째로군!
8월의 브리즈번은 청명함 그 자체였고,
처음 왔을 때 느껴보지 못했던 매력이 물씬 풍겨왔다.
- Wildlife Habitat.
포트 더글라스에서도 즐거운 순간은 있었다.
평상시 가보던 바닷가 둔덕의 잔디밭이나,
휴일을 즐기던 아이리쉬 펍,
수요일 프리 보트투어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Wildlife Habitat라는 동물원이었다.
거기에서는 에뮤, 왈라비, 펠리컨, 그리고 이름을 잊은 새 등이 관광객들이 지나가는 길을 활보하고 있었고,
우리는 그들에게 먹이를 주거나하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다.
타조를 닮은 호주의 조류인 에뮤가 그리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이 때 알았다.
물론 일부러 가서 자극하는 사람은 없었다.
악어 먹이를 주는 시간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모여 와글와글 떠들며 악어들이 닭고기를 먹는 것을 지켜봤다.
와일드라이프 해비터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동물은 '화식조Cassowary'라고 하는 새였다.
파푸아섬이나 호주 북동부에서 서식하는 이 동물은 날지 못하는 맹금류이다.
파란색 얼굴에 원반의 끝모양을 닮은 볏이 올라와있고 얼굴은 서식지에 따라 파란색이나 주황색 등이 있다.
몸통은 검은 색 머리카락처럼 생긴 깃털로 덮여있는데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반들반들하게 윤이 난다.
하지만, 이 새는 뭇 다른 동물원의 맹수들처럼 격리되어 있다.
발톱을 나이프처럼 사용하여 동물을 푹! 찌른 수에 먹는다고 한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다행히 마지막에는 좋은 기억을 품고 포트 더글라스를 나섰다.
Ch3. 브리즈번, 그리고 골드코스트에서의 짧은 휴양.
사실 브리즈번에 가기 앞서, 공항에서 바로 골드코스트에 먼저 갔다.
골드코스트에 친구가 있어서 걔도 만날겸 겸사겸사 갔다.
시골 마을에서 네달 가량을 머물다가 도시의 빛과 우뚝 솟은 건물들을 보니 별천지가 따로 없더라.
...
딱 5분 좋았던 것 같다.
골드코스트는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멋진 곳은 아니었고, 그 분위기가 너무 싫었다.
딱 잘라 이야기해서 별로였다.
여기서 거주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여겨졌다.
반면 브리즈번은...
브리즈번이 이렇게 멋진 곳이었나?
일단 브리즈번에서 느낀 점은 단점이 하나인 도시라는 것이었다.
교통.
교통편이 비싸다.
그리고 나머지는 다 괜찮다.
날씨, 기후, 환경, 사람들, 편의시설 등등.
퍽 만족스러운 도시였다.
브리즈번에 도착하고 다음날인가? 숙소 바로 맞은 편에 있던 스타디움으로 '푸티'를 보러 갔다.
럭비를 호주식으로 개량해서 만든 스포츠인데, 호주에서 단연 인기가 으뜸이다.
률도 선수도 팀도 뭣도 모르고 봤지만, 그 분위기와 열정에 너무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진짜 돈이 아깝지 않았음.
골대 바로 뒤에서 구경했는데, 박진감 넘쳤다. 매우 만족.
도시를 거니는 것도 좋았다.
사우스뱅크였나? 그 산책길을 걷노라면... 포켓몬하는 사람들로 즐비..했지 그래...
그래도 산책나온 사람들과 맑은 하늘, 브리즈번 강 등이 조화롭게 맞물려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브리즈번..
그래. 살만한 곳인 것 같다.
탬워스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만나 한인식당에서 한잔하며 밤을 보내고,
나는 호주의 중심. 세계의 배꼽. 울룰루로 향했다.
Ch4. 사막도시 율랄라. 울룰루에서의 기묘한 거주.
영어로는 에어즈락이라고 하지만, 현지어인 울룰루로도 유명한 이곳.
호주의 중심에 섰다.
여기까지 오는데 참 다사다난했다.
포트 더글라스에서 인터넷으로 아무리 지원해도 회신은 오지 않았다.
뭐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그냥 가서 구직하기로 했다.
그래. 나는 지금껏 발로 뛰던 사람이었다.
애들레이드에서도 그렇게 성공했고, 울룰루에서도 똑같이 하면 성공하리라는 확신에 차있었다.
결론적으로 성공은 했는데, 진짜 운좋고 깡좋은 아주 이상적인 상황이었다.
에어즈락 공항에 내려 무료셔틀을 타고 숙소에 도착.
체크인시간이 두시간 남아서 짐을 숙소 카운터에 버려두고 이력서를 돌리러 떠났다.
난 단순하지만 단호한 생각으로 누구도 내 집을 훔쳐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기는 세계적인 관광지이며 굉장히 외따로이 떨어져있는 오지이다.
누구라도 호텔 카운터에 널부러져있는 내 짐을 훔쳐갈만한, 납득할만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에어즈락의 전초기지겸 마을인 '율랄라'는 웃기는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에어즈락 리조트 회사가 운영한다고 봐도 된다.
마을의 식당, 호텔, 백패커스, 마트 등 거의 모든 시설을 하나의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마을을 도는 무료버스 역시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구직활동하기도 쉬웠다.
워낙 작다보니, 일할만한 곳이 별로 없거덩.
율랄라에는 3개의 호텔과 하나의 빌라?같은 숙소가 있다.
먼저 4성급 호텔 프론트에 이력서를 냈다.
대답이 탐탁치 않았다. 온라인으로 지원하랜다 망할.
5성급 호텔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절대 프론트에 가지 않고, 하우스키핑 사무실을 탐색했다.
주위에서 클리닝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물어봤다.
- 나 여기서 하우스키핑 슈퍼바이저를 만나고 싶어. 어디로 가야돼?
- 하우스키핑 슈퍼바이져야? 제너럴 매니저야?
- 하우스키핑 슈퍼바이저.
- 날 따라와.
- ㅇㅇㅇㅇ.
사무실에는 차후에 알게 될 베트남 슈퍼바이저친구들과 우리 대빵아줌마가 될 프란시스. 이그제큐티브 슈퍼바이저가 있었다.
날 보더니 당황해하더라.
선수 필승이다.
난 이력서와 여권사본, 레퍼런스 레터를 내밀며 항상 수도 없이 해온 그 말을 내뱉었다.
아엠 루킹 뽀어 잡. 아유 하이어링 나우?
거기 있던 애들 모두가 웃었다.
내 이력서를 받으며 프란시스가 말한다.
여기까지 찾아온건 니가 처음이야 ㅋㅋㅋㅋㅋㅋㅋ.
내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한 상장같은 언질이었다.
https://blog.naver.com/qkrtkdwns06/220810261899
네이버블로그 링크를 안하려고 했는데, 내가 쓴거 내가 다시 봐도 재밌고 뿌듯해서 링크건다.
그렇게 울룰루에서의 몇달간의 거주가 시작되었다.
울룰루는 퍽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근무 분위기가 일꾼들에게 맞춰져있다.
널널한 스케쥴, 적은 노동, 숙소(저렴하게)제공, 높은 임금 등등.
숙소에서는 태양열로 전기가 돌아가서 24시간 내내 에어컨을 켜도 전기세에 문제가 없다.
물도 그냥 수돗물로 마셨다.
일정기간 일을 하면 리로케이션 피라고 이동수당?같은걸 준다.
차타고 8시간거리였나? 옆마을 앨리스 스프링스로 가는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투어를 한번 무료이용할 수 있다. 이후로는 할인을 받았나? 했을 것이다.
만약 헬기투어를 하는 고객님이 계시다면 남는 자리에서 무료로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짐도 있다.
펍도 있다.
공용 세탁기 무료에 빨래는 널면 2시간내로 바싹 마른다.
이런 천국같은 곳에서 단점이 딱 하나있다.
그것은... 사막이라는 것...
다들 이걸 못버티고 떠나는거겠지.
뭐.. 이해는 갑니다. 나도 거주했을 때 자연환경이 제일 힘들었으니까.
아, 역시 여느 호주지역과 마찬가지로 파리가 내 얼굴을 엄청 때린다. 망할.
울룰루에도 한국라면 판다. 김치도 판다. 가격은 한국의 몇배는 되지만, 그래도 있는게 어디냐.
아, 기타 다른 식품의 물가도 당연히 비싸다.
곤충들은 하이브급으로 거대화되어있다.
웬지 독이 있을 것 같은 도마뱀이나 거미 등등.
너어무~ 야생이야~
작은 도마뱀들은 일하다가도 막 잡으러 뛰어다니고 놀았다.
가끔 내 옆에 있던 도마뱀이 갑자기 인식되어 서로 깜짝 놀라기도 했고.
비오는 날에는 웬지 독이 풍부할 것 같은 시커먼 놈들도 있었다.
지금 사진을 봐도 죄다 도마뱀이나 곤충 사진들 천지이다.
항상 뿔달린 비둘기들이 짝짓기하느라고 소리를 내었다.
딩고라는 들개무리와 뱀을 조심하라는데 둘 다 한번도 못봤다.
쏘니데빌Thorny devil이라는 도깨비 도마뱀을 한번 보고 싶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울룰루를 떠난 후, 다른 친구 페북에서 사진으로 올라온 것을 보았는데 배가 어찌나 아프던지. 내가 찾을 땐 안나오더니...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에서 이별은 금새 찾아왔다.
2017년 1월.
아쉬운 작별을 고하며 나는 율랄라에서 이탈했다.
...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여기서 머물 수 있을만큼 머물렀어야 한다.
율랄라는 인력난에 허덕이는 NT주이다.
게다가 여기는 사막. 사람들이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척박한 곳이다.
워홀비자를 넘어서 좀 더 머무를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대빵아줌마랑도 사이가 좋았으므로.... 나에게 기회는 있었으리라 본다.
그래서 나의 호주이탈이 참 씁쓸하다.
이전에 호주에서 쓴 글들을 보면 난 호주를 참 저주했었는데,
한국에 와서 내 인생을 돌아보며 미래계획을 짜려니 호주만큼 괜찮았던 곳이 없었다.
하아... 한숨만 나오네.
여튼.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호주이민이 이제 그림의 떡이 되어버린 이상, 나에게 남은 것은 캐나다뿐. 정진합시다.
뭐.. 나빼고다들 외국인이니까 초상권 문제..는 없겠지????
티스토리에는 모자이크 기능이 없어서 영 불편하네...
안녕 잘있어라 사막의 마을이여!
못난 생각이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구나...
Ch5. 귀국여행 시작. 애들레이드와 퍼스. 그리고 동남아로!
1차 호주워홀 귀국여행에서 애들레이드를 기준으로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애들레이드를 갔다가 시계방향인 퍼스로 갔다.
애들레이드는... 애착이 가는 도시다.
남호주의 주도인 주제에 규모도 작고 그리 발전되지 않아서 내 수준에 딱 맞는 곳이다.
조용하고 교육에도 좋으며, 그 어떤 대도시보다도 호주스럽다고 생각한다.
적당히 애버리진도 있고,
교통도 적당하다.
아주 평범 적당한 이상적인 땅이다.
다시 글레넬도 가보고, 샐러드공장에서 친하게 지낸 형도 만났다.
그리고 퍼스로 넘어갔다.
퍼스는 사실... 그리 좋지 않았다.
며칠 있지도 않았는데 싸움을 두번이나 봤다.
그리고 헝그리 잭스에서 창가쪽에 앉아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 바깥에서 누가 창문을 두드리더라.
아.. 단번에 직감이 딱 왔다. 인종차별자구나.
고개 안들고 계속 햄버거를 처묵처묵하니까 유리를 계속 두드리더라.
고개를 들어보니 법규!
하아.... 미개한 놈들아....
골드코스트에 이어서 퍼스에서 살지 않은걸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반면, 퍼스 근처에 있는 '로트네스터 섬'은 멋짐이 뿜어져나왔다.
섬 자체가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물이 맑으며 마음이 힐링됨이 느껴졌다.
쿼카라는 동물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인데,
다른 사람들은 쿼카라 친한 척하면서 사진을 잘만 찍던데, 쿼카가 나한테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더라...
음... 만약 호주에 다시 오게 된다면 로트네스트 섬에서는 1년정도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흐음... 아무래도 호주에 남았어야 했는데... 근데 당시의 글들을 보자니 또 그런 것 같지도 않고.
하지만 이건 다 공상일 뿐.
나의 앞길에는 캐나다만이 있는 것이다!!!!!!!!!!!!!!!!!!!!!!!!!!!!!!!!!!!
...
퍼스를 출발하여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발리 공항에서 노숙을 하는데, 새벽 1신가 2시쯤에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일인가 싶다가도 그냥 잤는데, 다음날 뉴스를 보니, 김태희 비 커플이 신혼여행으로 발리에 들어온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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